설계공모 관련 논평이나 ‘건축설계공모 로비 공론화’ 오픈채팅의 대화 내용을 갈무리하여 업로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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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 심사위원·당선자 품앗이에 대한 의혹들

이 글은 건축 설계공모 로비 공론화를 위한 오픈채팅방에서의 대화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기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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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는 특정 민간 공모 플랫폼과 공공건축가·건축사 단체에 대한 대화가 이어졌다. 한 참여자는 해당 플랫폼에 참여하는 심사위원들은 대체로 괜찮아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참여자는 심사위원의 출신과 공모 당선자의 출신을 함께 보면 그렇게 보이지 않을 수 있다고 하면서, 서울시 공공건축가들이 공모를 마친 뒤 지방으로 내려가 공모를 하나씩 맡고, “이번엔 너, 다음엔 너” 식으로 역할을 나누는 구조가 있다고 말했다.

같은 참여자는 해당 플랫폼의 심사위원 지정 방식을 언급하며, 비슷한 인물이 반복적으로 심사위원으로 참여하고, 어떤 경우에는 “한 번은 심사위원, 한 번은 참가자” 순환 구조가 형성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전국 공모의 심사자·당선자 정보를 약 10년간 정리해 본 결과, 특정 인물이 심사할 때 특정 사무소가 당선되는 패턴이 보였고, 공고 이전부터 결과가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구조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 다른 참여자는 특정 지역 공모에서 고정적으로 등장하는, 공정하다고 알려진 심사위원들이 있으며, 이런 경우에도 문제 소지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적었다.

한 참여자는 공모판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돌려먹는 건 국룰이고, 어차피 당선 후 설계 변경하면 된다”는 표현을 사용했다. 또 다른 참여자는 과거 모 회사 내부고발 사례를 언급하며, 내부고발 과정에서 특정 출신 인사들은 제외되고 나머지만 문제 제기의 대상이 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후 다른 참여자는 수도권에서도 유사한 구조가 보이며, 지역에서 15년 이상 활동한 건축사도 모르는 공공건축가가 지역의 역할을 맡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대화 중 한 참여자는 “그만 징징대고 연말까지 밤새서 완벽한 계획안을 만들어 보자”고 발언했고, 다른 참여자는 현실을 이야기하는 것이 징징으로 들린 것 같다고 반응했다. 이후 해당 참여자는 사과의 뜻을 밝혔고, 공모도 공략의 대상이기 때문에 데이터를 분석하고 패턴을 읽는 것이 필요하며,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계획안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또 다른 참여자는 건축사 시험도 실력뿐 아니라 시험 형식과 요령을 파악해야 하듯, 설계공모도 마찬가지라고 말하며, 이러한 요령을 파악한 사무소는 꾸준히 순위권에 드는 경향이 있다고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한 참여자는 유명한 서울 소재 아틀리에 소장들도 로비를 하거나 받는지 질문했다. 이에 다른 참여자는 서울에 사무소를 둔 건축사가 지방에서 심사위원을 맡거나, 지방의 교수·강사가 수도권 특례시 공모의 심사위원을 맡는 사례를 예로 들며, 심사위원 역할을 반복적으로 수행하는 사람들이 있고 그 의도에 대한 의구심을 표했다. 또 다른 참여자는 유명 소장들 대부분이 그런 식으로 움직인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일부는 로비까지는 아니더라도 학연 등을 통해 서로 밀어주는 관계가 형성되어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2025-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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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 제각각인 공모 운영 기준과 결과 공개의 투명성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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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참여자가 국가상징구역 마스터플랜 국민참여투표 링크를 공유하며, 디자인과 심사위원 구성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이에 다른 참여자가 글과 조감도만으로 평가하도록 하는 방식에 대해 지적했다.

이어서 한 참여자는 자신이 응모한 주차타워 조성사업 건축설계 공모 결과에 대해, 최근 심사의견서에서 심사위원 이름이 가려져 나오고, 탈락 작품에 대한 의견이나 득표 수가 보이지 않는 것 같다고 질문했다. 이에 한 참여자는 그런 방식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하며, 담당 부서에 심사위원별 표결 내용 제공을 요청하라고 했다. 이 참여자는 현재 공모에서 어떤 위원이 누구에게 몇 표를 줬는지, 그 합산으로 누가 당선됐는지, 그리고 당선 사유를 작성해 세움터 등에 올리도록 되어 있으며, 심사자료 및 녹화자료도 요구하면 보여주게 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링크 : 건축행정시스템 세움터)

또 다른 참여자는 자치단체마다 운영 방식에 차이가 있다고 했고, 민간 접수시스템(건축허브 등)을 통해 공모를 진행하는 경우 실제 요청 시 특정 업체에 대한 부분만 공개하거나, 타사 발표와 평가는 볼 수 없게 하는 방식으로 자료를 제공하는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질문을 했던 참여자는 발주처 공무원과 통화한 결과, 관련 정보를 다음 주 초에 공개할 예정이라는 답변을 들었다고 전했다.

한 참여자는 공무원에게 전화해 몇 팀이 참여했는지, 표결 내용, 의결서 등을 요청하는 일을 건축사들이 꺼리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고 했고, 이런 요청이 쌓여야 다음 공모에서 개선이 이루어지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참여자는 공공건축 담당자와의 통화 내용을 언급하며, 자신이 탈락한 공모에서 당선된 계획안이 발주부서의 애초 사업 의도와 다르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로 인해 공모 단계에서 제시된 내용과 실제 완공되는 건물이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것이 과연 설계공모 제도의 취지에 부합하는지 문제를 제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공모 지침에 포함된 ‘계략 사업비’ 페이지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형식상 공모안 도면을 바탕으로 작성하는 것으로 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이미 정해진 예산에 맞춰 역산으로 수치를 채워 넣는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많아, 이 페이지가 과연 실질적인 의미가 있는지 의문을 표했다.

2025-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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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산동 양육친화주택 심사 보이콧의 이면: 공정한 심사 앞에 멈춰버린 공모판

기사 원문 : 설계공모 초유의 ‘심사 불성립’…무슨 일?

설계 공고 : 당산동 양육친화주택 설계공모

최근 이런 기사가 올라왔다. 「설계공모 초유의 ‘심사 불성립’…무슨 일?」 설계비 50억 원 규모의 당산동 양육친화주택 설계공모가 당초 69개업체가 참가등록을 하였으나, 막판 업체들의 불참으로 당선작 없이 끝났다는 내용이다.

기사의 논조를 살펴보면, 마치 이번 사태의 원인이 ‘심사의 공정성’에 있는 것처럼, 더 정확히는 심사위원 구성에 문제가 있었던 것처럼 서술하고 있다. 기사 말미에는 새로 도입된 심사위원 구성 제도에 대해 한 ‘중견’ 업체의 임원이 불평하는 인터뷰도 실려 있다. 요지는 이렇다.
관련 분야 교수진이 심사위원을 맡지 않고 민간 건축사들이 심사위원을 맡아서, 심사 방향성을 예측할 수 없었기 때문에 ‘집단 불참’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말 그대로 이해하기 어려운 소리다.

정말 그랬을까. 궁금해서 이번 심사위원 구성을 직접 찾아보았다. 결과는 기사에서 풍기는 인상과는 정반대였다. 이번 심사에는 비교적 심사에 공정을 기하고 세심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심사위원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었다. 심사위원들 상당수는 로비를 받지 않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었고, 과거 로비 시도를 한 업체를 실제로 고발한 이력까지 가진 인물도 포함되어 있었다. 이런 구성이라면, 요즘 기준으로는 80개 업체 이상이 작품을 제출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그렇다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우선 설계비 50억 규모의 큰 사업이다 보니, 중소업체들은 늘 그렇듯 이번에도 ‘뻔한 판’으로 돌아갈 것이라 예상하고 애초에 등록조차 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그렇게 ‘평소 하던 대로’ 하려던 업체들이 대거 등록을 마쳤고, 약 2개월 뒤 공개된 심사위원 명단을 보니 웬걸, 구도가 전혀 달랐던 것이다. 평소처럼 ‘심사 방향’을 미리 맞추고, ‘누가 심사위원인지’를 계산하며 들어오던 입장에서 보자면, 이번 심사위원 구성은 극도로 불편한 신호였을 것이다. 쉽게 말해, “이번에는 평소 방식대로는 안 될 것 같다”는 메시지로 읽혔을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그 판단의 결과가, 막판 단체 불참이라는 형태로 나타났다. 결국 이들은 ‘심사를 공정하게 할까 봐’ 아예 사업에 차질을 주는 쪽을 택한 셈이다.

과정은 안 봐도 뻔하다. 애초에 참가 등록 업체 수가 적었다면 발주처는 재공고를 냈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공모에는 무려 69개 업체가 참가 등록을 해놓고, 막판까지 버티다가 제출 직전에 단체로 작품을 내지 않았다. 공고일부터 당선작 발표 예정일까지 잡혀 있던 사업 일정이 그대로 3개월가량 통째로 날아갔다. 이 정도면 단순한 ‘불참’이 아니라, 노골적인 ‘보이콧’에 가깝다.

그래도 몇 군데라도 제출을 했다면, 적어도 한 곳은 설계권을 가져갔을 것이다. 그런데 아예 아무도 내지 않는 선택을 했다는 점에서, 단순한 리스크 회피 이상으로 어떤 악의적인 의도가 느껴지기까지 한다. 공모를 통해 좋은 설계를 뽑는 것보다, 심사 구조를 흔들어 제자리로 되돌리는 것이 더 중요했던 것은 아닐까.

기사에서는 공모 지침의 세부 조항까지 문제 삼으며, 마치 설계자에게 과도한 책임을 지우는 조항 때문에 업계가 참여를 꺼린 것처럼 말한다. 그러나 과연 이들이 언제부터 그런 조항을 그렇게까지 세심하게 따져가며 공공성을 걱정해 왔던가. 새롭게 도입된 심사위원 구성에 대하여 “심사제도의 업계 수용성을 가늠하는 시험대”가 되었다고 하는데, 이 “업계”는 정확히 누구를 가리키는가. 공공건축 전체를 생각하는 건축계인가, 아니면 로비를 통해 이익을 얻어온 특정 업계인가. 기사에 적힌 “향후 사업 추진 동력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문장은, “앞으로도 우리가 로비할 권리를 건드리지 말라”는 종류의 협박처럼 읽히기까지 한다.

당산동 양육친화주택 사업은 단순한 아파트 한 동을 짓는 프로젝트가 아니다. 프로젝트의 개요를 살펴보면 ‘아이를 키우는 가구가 선호하는 중형 면적(59·84㎡) 중심의 총 380세대 주택’을 기본으로, 저층에는 서남권 상상나라, 서울형 키즈카페, 우리동네 키움센터, 장난감도서관, 어린이집 등 양육 인프라와 병원·학원 같은 민간 인프라를 함께 두어, 주거 문제와 돌봄 부담을 한 번에 완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저출산 시대에 매우 의미 있는 시도이고, 시민들에게 필요한 공공 프로젝트다.

이 중요한 사업이, 몇몇 뻔뻔한 로비 세력 때문에 그대로 제동이 걸렸다. 한 번 일정이 미뤄진 사업은, 이후 어떤 변수에 휘말릴지 아무도 모른다. 예산이 줄어들 수도 있고, 사업 규모가 축소될 수도 있고, 최악의 경우 흐지부지될 수도 있다. 단순한 이권 챙기기를 넘어서, 시민들을 위한 공공사업의 향방까지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맞게 주무르려는 이 로비 세력들을 우리는 이대로 놔둬도 되는가. 지금 필요한 것은, “새 심사제도 탓”이라는 프레임이 아니라, 심사가 공정해지자 공모 자체를 멈춰버린 업계 구조를 직시하는 것이다.

2025-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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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 “2등이 진짜 1등인 판” – 심사위원 구성과 눈치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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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참여자는 “심사 횟수가 아주 많은 교수들은 대체로 로비를 받는 것 같기도 한데, 이게 선입견일까?”라는 질문으로 말을 열었다. 이어 다른 참여자들은 실제 문제 공모전 사례를 링크로 공유했다. 해당 공모전에서는 지침을 위반한 당선안에 대해 탈락 팀들이 가처분을 제기하면서 수사가 시작되었고, 그 과정에서 줄줄이 위법 정황이 드러났다는 것이다. 누군가는 “지침만 안 어겼으면 그냥 조용히 지나갔을 일”이라며 씁쓸함을 드러냈다.

또 다른 공모에서는, 심사위원 중 상당수가 해당 지역 건축사이거나 지역과 관계가 깊은 인물들로 구성된 경우, 당선작과 입선작이 모두 “이미 짜여진 판”처럼 느껴졌다는 경험담이 이어졌다. 법규를 위반한 안이 입선까지 했다는 증언은 그 불신을 더욱 키웠다. 그럼에도 몇몇 건축가들은 심사위원 명단을 자세히 들여다보며 “이 사람과 저 사람은 적어도 영업은 안 할 것 같다”고 나름의 판독을 시도하고 있었다.

한편, ‘2등’의 의미에 대한 흥미로운 분석도 나왔다. 어떤 참여자는 “서로 영업으로 붙은 A사와 B사가 있을 때, 한쪽 세력이 우세하면 다른 쪽을 결선 전에 떨어뜨리려다가, 그 과정에서 전혀 상관없는 C사가 어부지리로 2등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참여자는 “짜인 판에서 2등을 한 적이 있다”며, 오히려 그 2등이 사실상의 1등에 가까운 결과라고 느꼈다고 했다. 모두가 동의한 건, “누가 봐도 1등은 말이 안 되는데 이런 결과가 나오는 경우가 분명 존재한다”는 점이었다.

심사평과 채점표의 모순 역시 공통된 불만거리였다. 한 사람은 이런 사례를 들려주었다. 같은 중정 아트리움을 계획한 두 안 중, 당선된 안에는 “환기가 잘 되고 실내 환경이 개선된다”는 긍정적인 심사평이 달렸지만, 떨어진 안에는 “공사비가 우려된다”는 문장이 붙었다는 것이다. 이에 다른 참여자는 “떨어뜨리려면 어떤 이유든 지어내면 되는 구조 자체가 문제이며, 제대로 된 피드백이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심사 방식에 대한 논의에서는 투표제와 점수제 모두에 회의적인 시각이 드러났다. 투표제는 결국 세력 싸움으로 귀결되기 쉽고, 점수제 역시 일부 심사위원이 극단적인 점수를 주면 어이없는 안이 어부지리로 당선될 수 있다는 것이다. 어떤 참여자는 “점수제도 한두 명이 폭탄 점수를 던져버리면 이상한 안이 올라간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공모에 참여하는 건축사들이 취할 수 있는 전략으로는 **‘심사위원 구성을 미리 검열하는 것’**이 제시되었다. “5명 심사위원 중에 2명이 로비를 받는 걸로 유명한 인물이라면, 그 공모는 애초에 들어가지 않는 게 낫다”는 의견이 나왔다. 반대로, 누군가는 그런 판이 너무 노골적일 경우 “어차피 1등은 정해져 있으니, 다른 영업사들이 빠질 거라 보고 상금을 노리고 들어가는 경우도 있다”며, 공모판이 일종의 ‘눈치 게임’처럼 돌아간다고 표현했다.

무엇보다도 반복되는 탈락과 의심스러운 결과는 건축사들의 자기 확신을 갉아먹고 있었다. “문제 없는 내 건축을 내가 의심하게 된다”, “판이 이렇다 보니 원래 몰라도 되는 지식을 억지로 알게 된다”는 말들은, 공모 시스템이 개인의 정신 건강까지 소진시키는 구조가 되어버렸음을 보여준다.

대화의 끝에서 한 참여자는 이렇게 정리했다.

“로비판에 뛰어들 생각이 아니라면, 심사위원 구성 등등을 사전에 잘 검열해서 괜찮은 공모전만 참여해야 정신건강을 지킬 수 있을 것 같아요. 물론 이렇게 공정한 설계공모 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면서요.”

또 다른 이는 언빌트나 스코어러 같이 상대적으로 공정하다고 여겨지는 플랫폼으로 공모가 몰려 경쟁이 치열해지는 반면, 많은 지방 공모에서는 여전히 공정성을 기대하기 어려워 참가를 꺼리게 된다고 덧붙였다.

2025-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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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 로비는 실력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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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한 참여자는 “심증은 있는데 물증은 없는 심사위원 명단”을 만들어 공유하자는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공정하게 심사한 위원 리스트도 함께 정리하여, 앞으로 공모를 접수할 때 ‘지뢰 위원’을 피하고 그래도 믿을 만한 판을 골라 들어갈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였다. 이에 다른 참여자는 요즘 스코어러 같은 사이트에서 심사위원 이력과, 특정 심사위원이 참여한 공모에서 어떤 업체들이 얼마나 자주 당선되었는지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직접 “누구에게 몇 표를 줬는지”는 나오지 않지만, 이상하게 당선 빈도가 높은 업체가 반복 등장한다면 의심할 만한 정황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논의는 곧바로 **“위원이 더 문제냐, 로비하는 사무실이 더 문제냐”**라는 방향으로 이어졌다. 한 참여자는 “솔직히 위원보다 로비하는 사무실이 진짜 박살났으면 좋겠다. 굶어 죽고, 징계가 아니라 자격 박탈을 했으면 좋겠다”고 강하게 말했다. 위원은 징계를 받든 말든, 애초에 ‘주는 놈’이 없으면 로비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논리였다. 다른 참여자도 동의하며, 로비가 적발되면 심사위원뿐 아니라 해당 사무실의 일정 기간 공모 참여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는 의견을 보탰다.

이 과정에서 로비를 어떻게 규정할 것인가에 대한 윤리 논쟁이 격렬하게 펼쳐졌다. 어떤 참여자는 “로비도 실력이라고 생각한다. 인간의 본성에 가깝고, 완전히 없어지지 않을 관행이라면 차라리 로비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먹고 살 수 있는 구조를 고민하는 게 현실적이지 않냐”는 취지로 발언했다. 그러자 곧바로 “로비가 왜 실력이냐”, “법적으로 불법인 것을 두고 실력 운운하는 게 말이 되느냐”는 강한 반발이 이어졌다. 명절에 발주처에 소소한 선물을 보내는 예의와, 공모전에서 수백만 원, 수천만 원이 오가는 금품 로비는 질적으로 다르다는 지적도 나왔다.

결국 이 논쟁은 “세상에 존재하는 관행”과 “허용해서는 안 될 행위”를 구분해야 한다는 쪽으로 정리되었다. 실언을 했다고 느낀 참여자는 사과의 뜻을 밝히며, 자신이 말하고자 한 것은 “현실 세계가 그렇게 움직이고 있다”는 체감이었지, 불법 로비를 정당화하려던 것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방장은 “이 방의 목적이 목적이니만큼, 로비를 옹호하거나 정당화하는 뉘앙스의 발언은 자제해 달라”고 요청하며, 이곳은 어디까지나 사례를 수집하고 공론화하려는 공간이라고 다시 한 번 방향을 확인했다.

로비를 실제로 줄이는 방법에 대해서도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몇몇 참여자는 “결국 답은 신고와 처벌”이라고 잘라 말했다. 2등, 3등이 분노를 참지 못하고 고발에 나서서 1등이 탈락하고, 포기하고 있던 3등이 당선된 사례(특정 교육청 공모)가 소개되기도 했다. 그 사건 이후로 발주처와 심사위원들이 한동안은 극도로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지만, 시간이 지나자 다시 원래대로 돌아갔다는 씁쓸한 후일담도 뒤따랐다. 이 경험에서 도출된 결론은 분명했다. “징계가 세야 한다. 면허 박탈이든 징역형이든, 본보기 처벌이 반복적으로 있어야 한다. 그래야 로비가 줄어든다.”

한편, 로비 리스트·블랙리스트를 공개적으로 공유하는 문제에 대해선 법적 리스크에 대한 인식도 분명히 드러났다. “로비하는 설계사무실 리스트나 로비받는 교수 리스트를 만들어 공유하면 불법인가?”라는 질문에, 일부는 “사실이라면 문제없지 않냐”고 직관적으로 반응했지만, 곧 “우리나라에는 사실적시 명예훼손이 존재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방을 운영하는 측에서는 공식 공간에서 특정 사무소·개인을 실명으로 지목하는 방식은 우선 지양하자는 입장을 밝혔다. 한 참여자는 “이미 암암리에 버전업 되는 리스트가 있다”며, 로비 의심 리스트가 비공식적으로 ‘공모를 거르는 용도’로 공유되고 있다는 소문을 전했다.

논의는 자연스럽게 시민사회와 언론의 역할로 확장되었다. 한 참여자는 “이 문제를 건축사 집단 내부에만 맡겨둘 수는 없다. 공공건축은 국민 세금으로 만드는 것인데, 시민사회의 개입이 필수다”라고 말했다. 현 상태에서는 설계공모 사이트, 프로젝트서울 같은 채널을 아무리 열어놔도, 일반 시민들은 이 세계를 아예 모른 채 지나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일부는 “피디수첩 같은 공중파 시사 프로그램에서 제대로 한 번 파헤치지 않으면, 일반 시민이 관심을 갖기 어렵다”고 진단하며, 언론과의 연결 가능성도 언급했다.

논의의 말미에는, 로비만의 문제가 아니라 건축 설계업 전반의 구조적 문제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공공 설계비를 산정하기 위한 공사비 책정 자체가 엉망이라는 지적, 사업비를 제대로 책정하면 설계비와 공공건축 퀄리티가 함께 올라갈 것이라는 주장, 민간사업에서는 애초에 책정되는 설계비 수준이 낮은 데다, 촉박한 일정에 맞추기 위해 무리하게 일을 진행하는 구조가 겹치면서 사무소가 병들고 있다는 경험담이 이어졌다. 민간 설계비가 관급보다 싸게 주는 것이 말이 되느냐는 토로, 그러나 관급조차 다양한 보고·협의·행정업무까지 고려하면 “실제로 그렇게 비싼 것도 아니다”라는 반론이 뒤섞이며, 한 참여자는 결국 “건축설계 전체의 설계비 인상이 제1번 숙제”라는 결론을 내렸다.

2025-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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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심사위원 2~3명만 잡으면 이긴다는 공모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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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참여자는 일부 설계사무소가 공모 전후로 심사위원과 인맥을 쌓고 개별 접촉을 하며, 몇 명의 심사위원만 사전에 확보하면 당락이 좌우된다는 식의 관행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자신도 이런 장면을 직접 목격했지만, 이를 신고하려 할 경우 실명 공개와 내부고발자 낙인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당장 행동에 나서기 어렵다고 호소했다.

입찰 과정에서도 특정 사무소에 전화를 걸어 “얼마에 써 달라”고 요청하고, 낙찰 후 설계비를 나눠 갖는 방식이 암묵적인 관행처럼 굳어져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참여자들은 설계비 3억, 10억 규모는 물론, 1억대 사업까지 크고 작은 로비와 학연·지연의 영향을 받는다고 느끼고 있었다. 한 사람은 “1억 살짝 넘는 것들 말고는 다 한다”는 체감을 공유했고, 다른 사람은 “3억짜리도 당선되면 몇 년은 먹고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현실 속에서, 단순한 노력과 설계 퀄리티만으로는 결과를 장담할 수 없는 구조에 대한 깊은 회의감이 이어졌다. 예전에는 지방으로 내려가면 실력 차이가 눈에 띄어 ‘잘하면 티가 나는’ 순간이 있었지만, 지금은 전체 수준이 올라간 탓에 아무리 공을 들여도 “실력으로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을 갖기 어렵다는 것이다. 게다가 심사 과정에서는 제출안의 기본적인 법규나 지침 위반조차 제대로 걸러지지 않는 사례들이 목격된다. 일조권을 명백히 위반한 안이 당선되거나, 실시설계 단계에서 고치면 된다는 식으로 지침 위반이 가볍게 넘어가는 장면들이 그것이다.

심사위원 구성과 자격에 대한 문제의식도 크다. 공모 당선 경험이 전혀 없는 인물이 심사위원으로 앉아 있는 현실이 납득되지 않는다는 의견이 나오는 한편, 로비로 당선된 건축사가 다시 심사위원이 되는 상황은 더 큰 모순으로 받아들여진다. 유튜브로 생중계되는 심사 역시 충분한 대안이 되지 못한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채팅창을 막아두거나, 정회 시간에 방송을 끄고 주요 논의를 진행하는 듯한 모습은 “수박 겉핥기식” 투명성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참여자들은 단순한 탄식을 넘어, 시스템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지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심사위원을 비공개로 운영해 최소한 노골적인 로비의 통로를 줄여보자는 의견, 무기명으로 50명 가까운 대규모 심사단이 투표하는 구조를 도입해 소수 인맥에 의존하기 어렵게 만들자는 제안이 나왔다. 현상안 제출자들이 서로의 안을 보고 투표하는 방식에 대한 논의도 있었으나, 자기 안만 찍는 구조가 될지, 혹은 최소한 마감 퀄리티가 부족한 안은 자연스럽게 걸러질지에 대해 의견이 갈렸다.

지침서 준수 여부를 엄격하게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강하게 제기되었다. 지침 위반을 ‘경미한 사항’으로 취급하지 말고, 공정성을 지탱하는 최소한의 장치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또 심사위원 평가제 도입, 참가자 의견서 제출 제도 등 심사 과정 전반에 대한 피드백 루트를 만들자는 제안이 뒤따랐다. 유튜브 라이브에서 참여자들의 채팅을 실시간으로 반영하는 방식 역시 하나의 대안으로 언급되었지만, 현재는 오히려 채팅창을 닫는 추세라는 점에서 제도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오갔다.

행동 방식에 있어서는 개인 고발보다는 집단 행동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는 분위기였다. “개인이 소리 질러봐야 의미 없다. 건축사 100인을 모아 공동 고발을 하자”는 목소리와 함께, 현상참여 실적제를 도입해 일정 수준 이상 성과를 낸 팀에게 최소한의 기회를 보장하는 방안도 언급되었다. 다만 이 모든 논의에는 법적 리스크, 증거 확보, 실제 실행력의 한계가 함께 따라온다는 점이 공유되었다.

대화 후반부에는 치열한 공모 경쟁 속에서 1인 건축사들이 겪는 번아웃과 멘탈 소진에 대한 공감도 이어졌다. 경쟁률 50:1, 100:1, 200:1을 넘는 공모판 속에서, “조금만 더 하면 될 것 같다”는 희망과 “공모 지옥에 빠진 것 같다”는 절망이 동시에 표현되었다.

2025-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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