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 로비의 일상화와 ‘이걸 어떻게 공론화하나’라는 질문
이 글은 건축 설계공모 로비 공론화를 위한 오픈채팅방에서의 대화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기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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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는 2026년 1월 초, 한 참여자가 특정 국제 현상 관련 영상 링크와 이미지를 공유하면서 촉발됐다. 이를 본 참여자들은 “희극 같다”, “비극이다”, “1점도 아깝다” 같은 반응으로 결과나 진행 과정에 대한 조롱과 분노를 표현했다. 곧이어 한 참여자가 “처음부터 특정 주체가 판을 짜놓은 소문이 있었다”는 말과 함께, 3등안이 좋다는 평이 많지만 그것조차 사전 접촉이 있었고 1차 통과안 중 일부도 사전 접촉이 있었다는 취지의 주장을 제기했다. 다른 참여자가 “어떻게 아느냐”고 묻자, 해당 참여자는 일부 업체는 ‘짐작’이고 일부는 ‘직접 들었다’고 답하며, 업계 내 전언·소문·직접 청취를 근거로 들었다.
이후 논의는 “왜 이런 일이 공론화되지 않느냐”로 확장됐다. 한 참여자는 로비를 안 한다고 알려진 곳조차 결국 했나 보다는 반응을 보였고, 다른 참여자들은 “요즘 로비 안 하는 곳이 어디 있냐”, “저 정도 규모에서 로비가 없을 리 없다”, “대형은 무조건 한다”, “1억짜리도 한다”는 식으로 로비가 업계 전반에 만연하다는 인식을 공유했다. 어떤 참여자는 로비의 기준 자체가 흐려져 “안을 미리 보여주고, 뭔가 갖다 바치지 않으면 로비가 아니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는 냉소를 드러냈고, 또 다른 참여자는 “기본적으로 다 혼탁하다고 전제하는 게 맞다”는 체념 섞인 진단을 내놓았다. 한 참여자는 “범죄로 규명해야 한다”고 강경하게 말했고, 다른 참여자는 “여기서 말만 하지 말고 공론화를 어떻게 하냐”를 물었다.
그 과정에서 한 참여자는 “이 방에서는 확정적 증거나 구체적 진행이 잘 안 보이고 정황 추측이 많아 아쉽다”고 지적했다. 더 나아가 “여기서 로비했다는 정보를 보고 오히려 로비에 활용하는 것 같아 보이기까지 한다”며 우려를 표했고, 개인적으로는 심의위원/심사위원 경력을 차근차근 쌓아 제도 안에서 올라가 보겠다는 계획과 함께 대화를 마무리하며 방을 나갔다. 이에 대해 한 참여자는 “웹사이트 존재를 모르는 사람도 있는 것 같아, 사이트 운영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알렸고, “당장 크게 바뀌길 기대하지 말라, 인식 바꾸는 건 어렵다”는 취지로 현실적인 기대치를 제시했다. 다른 참여자는 온라인 동의 수(약 219명 수준으로 보이는 자료)를 공유하며 “의미 있는 한 걸음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후 로비의 ‘규모’가 화제가 됐다. 한 참여자가 “로비는 설계비의 몇 %를 주나”를 묻자, 다른 참여자는 “규모에 따라 다르다”고 답하면서도 특정 블로그 글을 근거로 “30% 정도”라는 숫자를 언급했다. 또 다른 참여자도 기사 등을 보면 “10%에서 많게는 30%”까지 이야기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다른 참여자들은 “1%가 보통 권장(베이스) 아닌가”, “30%면 남는 게 없지 않나”, “외주비만 30% 넘게 나가는데 로비에 그렇게 많이 쓰진 않을 듯” 등 현실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동시에 “현금 오가는 로비만 있는 게 아니라, 공모를 기획하는 기획사와 손잡고 심사위원 구성 단계부터 유리하게 만드는 방식도 있다. 돈이 아니라 친분으로 당선이 되기도 한다”는 ‘비현금형 로비/구조적 유리’ 사례가 제시됐다. 이에 대해 “친분도 결국 돈(명절 떡값, 집안 행사 챙김 등)”이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한 참여자는 자신도 확실히 아는 건 아니고 전언(카더라) 수준이라며, 경험자들이 더 들어와야 한다고 말하는 한편 로비를 정당화하거나 권장하는 발언은 제재돼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공론화의 난점과 제도 설계에 대한 토론도 이어졌다. 한 참여자는 “국민 세금으로 하는 일이라 모두가 알아야 하지만, 건축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말하면 뭐가 문제인지 이해를 못 하거나 애초에 관심이 없다”고 말하며 대중 설득의 어려움을 강조했다. 다른 참여자는 “공모 지침서에 심사위원을 공개하는 게 문제”라며 비공개로 돌리고, 심사위원은 타지역 교수로 하고, 비리 발생 시 담당자와 심사위원을 강하게 처벌하면 줄어들지 않겠냐는 아이디어를 냈다. 이에 대해 “공개든 비공개든 문제가 생긴다. 예전 비공개 때도 그랬고, 공개 시점을 바꾸는 것도 큰 효과가 없어 보인다”는 반론이 제기됐고, “결국 처벌을 확실히 하는 게 가장 효과적”이라는 의견이 힘을 얻었다. 다른 참여자들은 “클린한 공모를 공론화하는 방식”을 제안하기도 했지만, “돈 준 사람/받은 사람이 드러낼 리 없어서 결국 밝히기 어렵다”는 회의론도 나왔다. 심사위원 선정 조건으로 세무조사 같은 절차를 붙이자는 의견에는 “현금이면 세무조사가 무슨 소용이냐”는 반박이 붙었다.
심사위원 공개를 둘러싼 의견은 갈렸다. “공개하면 안 된다”는 주장(제출자와 심사위원이 서로 모르게 만들어야 한다, 담당 공무원이 깨끗해야 한다)과, “비공개면 로비하는 회사들이 어차피 알아내서 더 불리해진다”는 반론이 맞섰다. 또 “심사위원을 당일 선정하면 지침을 파악할 시간이 없어 지침 미준수도 통과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이에 대해 “심사 전 담당자가 지침 요약 브리핑을 해주면 된다. 핵심은 담당자가 심사위원 정보를 돈 받은 업체에 흘리는 걸 막는 것”이라는 의견이 이어졌다. 한 참여자는 심사 지침 자체는 AI가 검토하는 것이 사람보다 나을 수 있다는 방향으로 대안을 던졌고, 다른 참여자도 “AI가 심사 당일 자동으로 선정/검토하는 방식” 같은 아이디어를 가볍게 제안했다. 그러나 동시에 “이 판은 잘 안 바뀔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도 강하게 제시됐다. 경기 악화로 일이 공모·관급 설계로 몰리고, 생존 경쟁이 심해지면서 “살기 위해서라면 로비쯤이야”라는 인식이 만연해졌다는 설명과 함께, 2006년부터 비슷한 이야기가 반복돼 왔고 지금은 더 심해졌다는 체감이 공유됐다. 로비로 잘 사는 사례, 로비하는 업체라는 평판이 돌아도 다른 업체를 앞세워 버티는 방식, 결국 대표/소장들의 태도 변화가 먼저라는 주장도 나왔다.
마지막으로 심사 시스템 개선책을 두고 의견이 분기됐다. 한 참여자는 “걸리면 지금도 처벌된다. 안 걸려서 문제”라고 정리하며, 심사위원 수를 늘리고 심사위원 대가를 올리는 것도 방법이라고 주장했다(전문가로서의 책임을 요구하려면 시간·비용을 보상해야 한다는 논리). 다른 참여자는 주민투표를 다시 제안했고, 반대로 “심사위원 수를 늘린다고 답이 아니다. 발주처가 평가 기준을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 참여자는 최근 공모에서 과업 범위를 넘어간 위반 사항에 면죄부가 주어졌고, “운영위원회가 결정했으니 문제 없다”는 식으로 정리되는 경험을 공유했으며, 1·2등 발표자료 목차가 동일했던 정황까지 언급하며 시스템의 부끄러움·자정능력 부재를 비판했다. 그 경험 이후 “저런 사람들에게 평가받으려고 밤새 공모를 했나”라는 자괴감 때문에 공모 참여를 접었다는 고백으로 대화가 마무리되었다.
2026-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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