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 심사위원·당선자 품앗이에 대한 의혹들

이 글은 건축 설계공모 로비 공론화를 위한 오픈채팅방에서의 대화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기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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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는 특정 민간 공모 플랫폼과 공공건축가·건축사 단체에 대한 대화가 이어졌다. 한 참여자는 해당 플랫폼에 참여하는 심사위원들은 대체로 괜찮아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참여자는 심사위원의 출신과 공모 당선자의 출신을 함께 보면 그렇게 보이지 않을 수 있다고 하면서, 서울시 공공건축가들이 공모를 마친 뒤 지방으로 내려가 공모를 하나씩 맡고, “이번엔 너, 다음엔 너” 식으로 역할을 나누는 구조가 있다고 말했다.

같은 참여자는 해당 플랫폼의 심사위원 지정 방식을 언급하며, 비슷한 인물이 반복적으로 심사위원으로 참여하고, 어떤 경우에는 “한 번은 심사위원, 한 번은 참가자” 순환 구조가 형성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전국 공모의 심사자·당선자 정보를 약 10년간 정리해 본 결과, 특정 인물이 심사할 때 특정 사무소가 당선되는 패턴이 보였고, 공고 이전부터 결과가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구조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 다른 참여자는 특정 지역 공모에서 고정적으로 등장하는, 공정하다고 알려진 심사위원들이 있으며, 이런 경우에도 문제 소지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적었다.

한 참여자는 공모판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돌려먹는 건 국룰이고, 어차피 당선 후 설계 변경하면 된다”는 표현을 사용했다. 또 다른 참여자는 과거 모 회사 내부고발 사례를 언급하며, 내부고발 과정에서 특정 출신 인사들은 제외되고 나머지만 문제 제기의 대상이 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후 다른 참여자는 수도권에서도 유사한 구조가 보이며, 지역에서 15년 이상 활동한 건축사도 모르는 공공건축가가 지역의 역할을 맡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대화 중 한 참여자는 “그만 징징대고 연말까지 밤새서 완벽한 계획안을 만들어 보자”고 발언했고, 다른 참여자는 현실을 이야기하는 것이 징징으로 들린 것 같다고 반응했다. 이후 해당 참여자는 사과의 뜻을 밝혔고, 공모도 공략의 대상이기 때문에 데이터를 분석하고 패턴을 읽는 것이 필요하며,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계획안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또 다른 참여자는 건축사 시험도 실력뿐 아니라 시험 형식과 요령을 파악해야 하듯, 설계공모도 마찬가지라고 말하며, 이러한 요령을 파악한 사무소는 꾸준히 순위권에 드는 경향이 있다고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한 참여자는 유명한 서울 소재 아틀리에 소장들도 로비를 하거나 받는지 질문했다. 이에 다른 참여자는 서울에 사무소를 둔 건축사가 지방에서 심사위원을 맡거나, 지방의 교수·강사가 수도권 특례시 공모의 심사위원을 맡는 사례를 예로 들며, 심사위원 역할을 반복적으로 수행하는 사람들이 있고 그 의도에 대한 의구심을 표했다. 또 다른 참여자는 유명 소장들 대부분이 그런 식으로 움직인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일부는 로비까지는 아니더라도 학연 등을 통해 서로 밀어주는 관계가 형성되어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2025-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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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 제각각인 공모 운영 기준과 결과 공개의 투명성 문제